"달라진 것 없어"vs"그래도 민주당"..사전투표장 전북 민심은
"달라진 것 없어"vs"그래도 민주당"..사전투표장 전북 민심은
김혜지 기자,이지선 기자,강교현 기자 입력 2022. 03. 05. 17:40 댓글 139개2030세대 "새 정부, 일자리·주거 정책 부탁"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이지선 기자,강교현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5일에도 전북지역 투표소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식 선거운동 이전부터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며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사전투표 열기는 뜨거운 상황이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전북지역 유권자 153만3125명 중 67만8418명(44.24%)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지난 19대 대선 사전투표율(31.64%)보다 12.64%p 높은 수치다.
이날 오후 2시께 전주시 삼천3동 사전투표소에도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휴일인 만큼, 모자와 트레이닝복 등 간편한 옷차림을 한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0대 딸과 함께 온 중년 부부나 손녀와 함께 온 할머니, 친구들과 함께 온 이들도 있었다.
할머니와 함께 온 손녀가 투표장을 빠져나오며 "할머니, 누구 뽑았어?"라고 묻자, 할머니가 "비밀"이라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투표를 대기하던 시민들은 이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강아지를 산책시킬 겸 나왔다는 한 모녀는 강아지를 서로에게 맡겨놓고 차례로 한 사람씩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정모씨(40)는 "정권이란건 정치를 담당하는 권력인데 민주주의 시대에 권력은 없다"며 "정권교체나 재창출이 아닌 사람의 변화라 보고 정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뽑아야 한다. 정권이 아닌 사람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시 덕진구청 3층에 마련된 진북동 사전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시민들은 익숙한 듯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봉투에 따로 기표한 용지를 넣지 않아도 되는 관내 투표가 많아, 대기열은 금세 줄어들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 대선을 비롯해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민심은 흔들리고 있었다.
오랜 시간 민주당에 지지를 보냈음에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반면 민주당에 다시 기회를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시민들도 많았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강모씨(63)는 "국민의 촛불 시위로 일어난 이 정부, 특히 전북지역에서 오랜기간 지지를 받은 여당은 반성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정치인들이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전북은 소외당하고 있다"고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어떤 정당의 후보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대선이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전주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66)는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 급격한 시간제 임금 등으로 서민들이 너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북은 한 정당이 오래 집권해왔지만 지나고보면 솔직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선 후보들 중에서도 크게 기대를 걸만한 인물은 찾기 힘들었으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투표 뿐"이라며 "그래도 정치 신인보다는 경험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 싶다"고 의견을 냈다.

2030세대는 새 정부에 일자리와 주거 문제 등 피부에 와닿는 청년 지원 정책을 요구했다.
예비신랑과 함께 투표하러 온 김모씨(32)는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준비를 하면서 힘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며 "새로운 정부는 2030 젊은이들이 걱정없이 결혼과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한 20대 대학생은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 일자리 구하는 것도 어렵다"며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주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오후 5시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도 투표가 가능하다.
사전투표는 본인의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지참하면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나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