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 미진하면 특검 받겠다는 李.. 전문가 "정치적 수사 불과"
檢수사 미진하면 특검 받겠다는 李.. 전문가 "정치적 수사 불과"
김미경 입력 2021. 11. 10. 19:40 수정 2021. 11. 10. 19:52 댓글 11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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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검 조건부 수용 의사
부산저축은행 의혹 윤석열 후보
곽상도·박영수·국민의힘도 대상
윤호중도 "수사 미진하면 협상"
전문가 "특검하지 않겠다는 뜻"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결과가 곧 나올테니 결과를 보고 미진하다면 특검을 해야 한다"며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이같은 첫 특검 수요 의사에 대해 "사실상 특검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부동산 문제 관련 특검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을 먼저 말하겠다"며 "화천대유 또는 대장동 개발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특검을 하자는 요구가 있고, 많은 분이 (특검도입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미진한 점이 있거나 또는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 형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검 대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박영수 전 특검 인척 100억원 등 부정한 자금 흐름 △대장동 개발을 민간사업으로 추진하라고 압박했던 국민의힘 등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또 토론회 중 한 청중으로부터 "국민들은 대선 전에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 (검찰 수사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특검을 해서 모든 의혹을 밝히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자 "'특검 만능주의' 사고를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특검은 절대적으로 정의롭고 유능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다양한 방식으로 진실에 접근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수사결과가 곧 나올테니 결과를 보고 미진하다면 특검을 해야 하고, 화천대유 부정비리와 국민의힘이 개입한 대장동 의혹에 대해 검찰이 충분히 공정하고 엄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과정을 거치도록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을 하려면 여야 합의를 해야 할테니, 특검을 하되 특검 대상에 그분(윤석열 후보)까지 확정해서 하자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논의를 시작해도 특검법을 만들고 특검을 선임하고, 수사계획을 짜고 하다보면 2~3개월이 걸리고, 대선이 끝난다. 그때까지 미루면 안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대장동 특혜 의혹', '여권인사 고발사주 의혹'을 묶어 특검을 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선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비리는 드러난 게 많지만, 이재명은 무슨 문제가 있느냐. 직원을 잘못 관리하고, 충분히 100% 완벽하게 유능하지 못했다는 지적 외에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는 구체적으로 쏟아진 문제 제기가 많고, 입건도 돼 있는데, 수사를 중단하고 특검을 하자는 것은 0(이재명) 대 12(윤석열)인 상황을 1대 1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특검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으나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라고 전제조건을 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이 그동안 자금 사용처나 이런 데 대해 철저한 수사를 못하고 있는 데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검찰 수사가 미진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면, 여야 협의를 통해 특검법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처음으로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는 단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검찰 수사결과를 보고 특검을 하자고 하는 것은 특검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국민이 특검에 70% 가까이 찬성하는 것은 검찰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특검을 하려면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여당이 국회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니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미 여론의 70%가 특검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신뢰를 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특검을 하려면 무조건 수용해야지, 조건부로 수용을 한다는 것은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이야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가 중도층에 대한 확장이 전혀 안되고 있는 탓에 특검 발언으로 돌파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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