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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9 초박빙 판세..이재명·윤석열·안철수의 엇갈린 화살

동션샤인 2022. 2. 28. 19:23

D-9 초박빙 판세..이재명·윤석열·안철수의 엇갈린 화살

류정화 기자 입력 2022. 02. 28. 18:3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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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판세는 안갯속입니다. 오늘(28일) 나온 여론조사 내용, 상황실에서 자세히 분석을 해보고요. 후보들 간의 설전도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자세히 짚어봅니다.

[기자]

대선을 9일, 사전투표를 나흘 앞둔 월요일 국회상황실 여론상황실로 갑니다. 오늘 자 리얼미터 조사 결과요. 민주당 이재명 후보 39.5%,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42%, 2.5%p차 오차범위 내 접전입니다. 좀 더 상징적인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선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모두 39.8%로 소수점까지 같았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8%와 3.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8.6%와 8.2%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추세로 보면 저희가 상승세고 윤석열 후보는 정체되어 있다. 당장은 초접전으로 보이지만 만약에 별 결정적인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이재명 후보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권영세/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 저희들이 좀 유리하다 보고 있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우세가 절대 아닌 만큼 우리도 굉장히 첫째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두 번째는 우리가 실수하지 않게 조심해가면서…]

여야의 총괄 선대본부장이 모두 "우리가 유리하다"고 한 건데요. 이제는 누가 투표장으로 실제 유권자를 끌어올 수 있느냐를 두고 씨름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우냐면요. 같은 기관, 같은 기간 조사인데, 방식에 따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 조사인데요. 자동응답, ARS 방식으로는 오차범위 내에서 윤 후보가 앞섰지만, 전화면접 방식 조사에선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겁니다. 통상 ARS는 적극 투표층인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표심이 반면 전화면접은 중도와 부동층 등 정치에 관심이 덜한 사람들의 표심이 반영된다는 분석입니다. 이 엇갈린 조사 결과는 양측 모두 숨은 표심, 이른바 '샤이 이재명', '샤이 윤석열'이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이강윤/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 이번 대선이 2000년대 들어서 치러진 여러 대선 중에서 가장 치열한 굉장히 적은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더 유리해진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선거도 있지만요. 박빙 판세가 길게 이어지는 이번 선거에선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사전 투표 첫날 투표하겠다고 했는데요. 보시다시피, 사전투표 도입 이후, 투표율,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죠. 신분증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투표할 수 있고, 이틀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더 편리합니다. 이번 투표현장에 후보자들이 배우자와 동행할지도 관심사인데요. 두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려는 이유를 좀 살펴보면요. 이 후보는 통상 사전투표에서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리고 윤 후보는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는 2030 세대가 사전투표를 많이 한단 생각 때문인 듯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엔 코로나라는 변수가 있죠. 윤 후보는 오늘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여러분,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선거날에 코로나 확진자가 수십만이 나온다고 발표해서 여러분들 당일에 투표 못하게 막을 수 있습니다.]

막판 최대 변수는 역시 단일화입니다. 앞서 뉴스픽에서 보셨듯이, 윤석열 안철수 후보, 어제 단일화 결렬을 정식으로 선언했죠. 하지만 누가 더 책임 있는지, 후보 간, 양당 간 앙금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따라 한표를 결정할 유권자들도 있을 겁니다. 어제 오전 유세를 취소하고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윤 후보,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경북 포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대구 경북, TK 지역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죠. 그야말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건데요. 시작부터 어퍼컷을 날렸습니다.

윤 후보 타겟은 정부 여당이었습니다. 현 정부가 부정부패 수사를 틀어막고 있다고 했는데요. 과거 정부에선 자녀와 측근 비리가 있어서 감옥에도 보냈는데, 문재인 정부에선 자녀 혹은 측근 비리가 임기 말까지 없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이런 정부 없었습니다. 자기 측근과 자식도 다 감옥 보냈습니다. 과거 정권들은 안 그렇습니까? 도대체 얼마나 부정부패를 많이 저질렀으면 수사를 못 하게 이렇게 틀어막겠습니까. 저 대장동 사건 여러분들 아시지 않습니까. 저거 완전히 엉터리 수사 아닙니까 부실수사 아닙니까. 거기에다가 능력이나 있냐, 참 어이가 없죠.]

이미 어떤 비리가 있다, 이런 뉘앙스를 약간 풍기는 듯도 한데요. 윤 후보, 오늘은 강원도로 갔습니다. 어머니 고향이 강원도라면서 '강원도의 외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역시 현 정부를 정면 비판하면서 정권이 바뀌면 보자고 했습니다. '적폐수사'를 공언했던 윤 후보, 여권에선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거냐고 공세를 폈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이 운동권 정권이라는 게 자기들 끼리끼리 해먹는 패거리 정치거든요. 그러니깐 자기들끼리 자리 다 나눠 갖고 또 이권도 전부 나눠 갖고 이번 정부에서 한 저 태양광이니 이런 공사 발주한 거 여러분들 이제 정권 바뀌면 하나하나 한번 보십쇼. 누가 다 해 먹었는지.]

단일화의 또 다른 한 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어제와 오늘 호남에서 유세를 했습니다. 호남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요. 한편으론 안 후보의 국민의당이 2016년 총선에서 초록 바람을 일으켰던 곳이기도 합니다. 안 후보는 이곳에서 국민의힘 계열의 인사들이 있던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던 걸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정말 제가 여기서 사죄드립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왜 그랬느냐면 그것은 급하게 할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것은 광주 시민 한 분 한 분 찾아뵈면서 제가 왜 그 일을 하는지를 설득을 시키는 일을 했어야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섰던 유승민 전 의원과 힘을 합쳤었죠. 이번 단일화에서 걸림돌이 됐던 이준석 대표도 바른미래당 출신입니다. 갑자기 4년 전 합당을 언급한 이유, 안 후보가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이번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 혹은 통합에 대한 얘기였겠죠.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우리나라 역사상 정당 통합은 빨리하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여러 가지 방해가 나타나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나도 급한 마음에 이것을 성공을 하면 광주가, 호남이 국민 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이루는 선봉에 설 수 있는 역사에 남는 일을 만들 수 있다는 그 생각 하에 서둘렀습니다.]

그러니까 윤석열은 민주당을, 안철수는 윤석열을 향해 화살을 겨누고 있는 상황인 건데요. 이런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이재명 후보는 어제 오늘 PK, 부산 울산 경남과 TK, 대구 경북 지역을 찾았습니다. 두 지역 모두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지역은 아닌데요. 이 후보의 화살은 윤 후보를 향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선조는 외부의 침략을 허용해 가지고 수백만 백성들이 죽었습니다. 똑같은 조선인데 정조는 조선을 부흥시켰습니다. 이게 리더의 자질과 역량입니다. 국정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모르는 게 자랑이 아니에요. 머리를 빌려도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유능한 리더를 강조하는 건 이 후보가 계속해온 얘기긴 합니다. 그런데 머리를 빌릴 머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 사람이 해오던 말이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22일) : 그 정도는 알 줄 알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22일) : 21세기 대통령은 그냥 전문가의 머리를 빌리는 사람은 안 됩니다. 오히려 어떤 전문가의 머리를 빌릴 것인가 하는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됩니다.]

그러니까, 이 후보의 화살, 안 후보를 향하기도 한 건데요. 바로 사랑의 화살입니다. 다당제와 정치개혁 해내겠다면서, 이쪽이 싫으면 저쪽, 저쪽이 싫으면 이쪽을 선택해야 하는 '울며 겨자먹기'를 끝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를 포기시키지도 말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안 후보를 향해 담판, 결단을 요구했던 국민의힘을 겨냥한 거겠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선거 때만 되면 이렇게 서로 합치고, 누구 누르고, 포기시키고, 이런 것 하지 말고 그냥 국민이 투표해가지고 누가 과반수 못 넘기면 또 둘이서 한 번 더 해가지고 자연스럽게 합종연행하고 연합정부 만들기 할 수 있는 결선투표제, 다른 나라 다 하잖아요. 왜 안 하는 거예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어제 의총을 열어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삼겠다고 의결하기도 했는데요. 반면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이 내놓은 정치개혁안이 국민을 바보 취급하고, 또 개울가의 가붕게 즉, '가재 게 붕어'로 취급하는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주구장창 5년 동안 집권해놓고 왜 안 하다가 또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몇 달인데 왜 안 하다가 대선 열흘 남겨놓고 이런 걸 꺼내는 거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거 아닙니까. 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자인 국민을 이렇게 바보 취급하고 선거를 공작과 세뇌로서 치르려 하는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 맡겨서 되겠습니까. 여러분. (안 됩니다.)]

이 후보는 최근 안 후보뿐 아니라 심상정 후보, 새로운 물결 김동연 후보를 향해서도 '정치개혁안'을 매개로 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죠.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을 향해서도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6일에 있었던 일인데, 성사되면 이 후보와 이낙연 총괄 선대위원장, 김 전 위원장 3두 체제가 되죠. 결과적으로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하진 않았지만요. 민주당이 말하는 '통합정부'에 대해선 우호적으로 발언했습니다. 윤 후보 측에 제안했던 걸, 민주당이 포착한 거다, 진정성에 대해선 앞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겁니다. 들어보시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제발 좀 선거가 끝나고 조용히 나랏일이 정비되기를 바란다고 하는 게 일반국민의 바람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까 민주당이 그런 기회를 포착한 거죠. 안철수 후보가 받냐 안 받냐는 별개의 문제예요. 통합정부는 당선되는 사람이 결의를 가지고 통합정부를 만들면 만들어지는 거고요. 당선이 된 사람이 낙선한 사람을 찾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나와 같이 협력을 하자 그러면 거부들 하겠어요? 통합이라는게 그런 아량을 가져야 되는 거지.]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통합정부'에 냉랭한 입장인데, 결국 당선되든 되지 않든 선거 이후의 발걸음을 봐야 할 듯합니다.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D-9 초박빙 판세…이재명 윤석열 안철수의 엇갈린 화살

 

옮겨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