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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유력에 국내 산업 '긍정<부정'…차·철강 고전(종합)

동션샤인 2020. 11. 4. 19:47

트럼프 재선 유력에 국내 산업 '긍정<부정'…차·철강 고전(종합)

이데일리 원문 | 뉴스줌에서 보기 |입력2020.11.04 1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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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호무역주의와 中견제 강화 부담

반도체·차·철강 악영향 더 커

조선·해운, 긍정·부정 공존

정유·석유화학·IT 영향 미미

[이데일리 신민준·김현아·이승현·이소현·김정유·김종호·배진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해지면서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인한 미국·중국간 무역전쟁 격화와 타국에 대한 무역·수입 규제 강화 기조 등으로 국내 산업에 긍정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산업 등의 고전이 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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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무역·수입 추가 규제 가능성도”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한층 더 강화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기업 감세·규제 완화, 인프라 산업과 핵심 첨단 기술 개발과 관련한 정부 투자, 공공사업 때 자국 기업 우선 정책 등을 통한 산업 활성화를 공략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국에 대한 무역·수입 규제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해외 국가의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 228건 중 미국이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국가별 수입 규제 현황을 1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이 8건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미국에 대한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보호무역주의 정책 지속으로 통상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장벽 등 무역 규제 조치 남발과 통상 관련 법안의 확대 해석에 따른 수입 규제도 빈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산업정책의 유지로 기업 부문 정책변화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 성향에 따른 불확실성 위험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美중심 공급망 재편에 동맹·우방국 참여 압박”

미국 중심 공급망(GVC) 재편에 따른 동맹·우방국의 참여 압박과 더불어 미국의 중국 견제도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반도체 등 전자업계의 경우 미국의 화웨이와 SMIC 등에 대한 제재 영향으로 단기간 중국 기업 수출길이 막혀 단기 타격이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따라 글로벌파운드리 등 자국 기업 밀어주기로 파운드리(위탁생산) 등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주가 줄어들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해외 반도체 기업의 제조 공장 미국 이전·제조시설 확대를 통해 미국 중심 공급망을 형성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재선으로 화웨이 제재 등 중국 때리기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제재에 대한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전자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이미 유정용강관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반덤핑과 상계관세 등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30년간(1988~2018년) 국내 주요 산업별(철강·자동차·반도체·통신기기·일반기계)로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출 성장률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이었다. 철강 산업은 미국 대선 다음해 에 수출 성장률이 평균 8.1% 감소했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재선으로 자동차 수입시 붙는 관세 20%의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의 수입차에 관세 20%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가 보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수 촉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선·해운업계는 긍정과 부정 요소가 공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석유와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나면서 원유운반선 수요와 발주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선박 수요와 발주 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항공업계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 흐름에 주목했다. 미국 대선 이후 추가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 4분기에 집중된 블랙프라이데이, 성탄절 등의 이벤트와 함께 항공 화물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와 석유화학, 정보통신(IT)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봤다.

바이든 당선시 美·中 중 한쪽 동맹 선택 가능성도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견제 강화 등 통상정책 방향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 우선’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동맹 친화’를 강조하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독자적인 수입규제 조치에 나선 것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동맹국과의 공조를 통한 견제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한 쪽을 선택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태양광·풍력·수소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수혜도 예측된다. 바이든 후보는 임기 4년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2조달러(약 227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탈퇴한 파리협정 재가입과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 경제로의 전환 등을 선언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미국 대선 다음 해에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대선이 치러진 해보다 평균 4.2% 대미 수출 성장률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따른 대미 수출 일부 기회 요인이 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지속과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등 대미 수출 악재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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