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유승민 3대 원칙' 수용?..당내 반발 극복할 수 있나
강성규 기자 입력 2020.01.07. 18:23
'유승민 배신자론' 극복할까..통합지지 여론 확산여부 관건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반발 등 난관을 뚫고 유승민 의원 등 새로운 보수당과 통합을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인사'들을 아우르는 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통합추친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이 제시한 보수통합 3대 원칙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선언식 등 '상징적 이벤트'를 이른 시일내 가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수용 선언 예측이 나온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기류는 다시 급변한 모양새다. 특히 황 대표와 함께 이를 논의하거나 조언한 것으로 추측되는 인사들마저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황 대표의 3대원칙 수용 관측에 대해 "일찌감치 논의된 것이고 이제는 실행하는 단계라 보면 된다"면서도 "황 대표가 몇차례 표명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사도 통화에서 "이미 황 대표가 수차례 밝힌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두고 '선언'이라는 의미까지 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조짐은 당내 반발 등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의 3대 원칙 수용과 새보수당과의 통합 추진은 한국당과 보수진영 전체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중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유 의원 등 새보수당과의 통합은 대한애국당 등 강경보수, 이언주 의원 등 신흥 보수세력은 물론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 내지 연대보다 오히려 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당안팎에서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이 내건 3대 원칙 중 가장 큰 쟁점인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요구는 '탄핵 당시 잘잘못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혁신·통합의 시작점이라는 당내 주류 친박계의 목소리와 정반대의 주장이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새누리당(현 한국당) 분당 국면에서 불거진 서로간 '앙금'과 '불신'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겨냥해 일갈한 바 있는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당 일각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로서는 통합논의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총선 승리의 필수 조건인 '중도층 외연확장'을 위해선 유 의원 등 소위 '개혁보수' 세력들과 통합·연대가 필요하다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새보수당은 유승민 3대 원칙 수용 등 '혁신'이 담보되지 않으면 통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꼿꼿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개혁보수'를 강조해 온 새보수당으로선 사실상 한국당 복당 형식의 통합에 나서기에는 명분이 없을뿐더러 장기적으로는 개혁 이미지를 희석시켜 실익 또한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통합여부의 키를 쥔 황 대표로선 통합 발판 마련을 위해 전향적 자세로 나설 경우 당내 반발이 불가피하고, 반대로 현재 당내 반발을 잠재우고 입지를 튼튼히 구축하려면 통합 추진을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한 셈이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일고 있는 '야권 분열은 필패' '무조건적 통합론'의 확산 여부가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위기론과 통합을 요구하는 여론이 친박계와 영남권 등 전통·주류 보수층을 중심으로 팽배해 있는 '유승민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확산된다면 황 대표도 통합 추진을 위한 명분과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영남권에선 유승민 배신자론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연말 패스트트랙-필리버스터 정국을 거치며 '문재인 정부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 죽는다'는 위기론이 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는 친박이니 비박이니, 탄핵 찬성파니 반대파니 다 떠나서 보수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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